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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나래 라이프/여행

오채현의 석조각을 볼수 있는 남양주 봉선사

by grinarae 2022. 1. 12.

어젯밤 눈이 내렸습니다. 사실 이번 겨울엔 펑펑 내리는 눈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12월 18일 함박눈이 펑펑 내렸던 날 저는 장례식장에 있었습니다. 문상객 가시는 길 배웅하러 나갔다가 쏟아지던 함박눈을 잠시 보았을 뿐입니다. 나 눈 좋아하는데.. 왜 하필 이런 날 눈이 이렇게 쏟아지는 걸까.. 눈물도 함께 쏟아졌던 날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눈다운 눈을 보지 못했고 어젯밤 내린 눈에 혹시라도 소복이 쌓은 눈을 밟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봉선사로 가 보았습니다. 하얀 눈으로 덮인 사찰도 보고 싶었구요.  그런데 오후에 찾아와서 그런지 벌써 눈이 다 녹고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ㅋ

 

 

겨울에 찾아간 남양주 봉선사

 

봉선사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운악산 기슭에 자리한 봉선사는 조계종 제25 교구의 본사로, 969년(고려 광종 20)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하여 운악사라 불리다가 조선 예종 1년(1469년)에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 윤 씨가 광릉의 세조를 추모하여 89칸의 규모로 중창한 뒤 봉선사라고 개칭하였습니다.

 

1551년(명종 6)에는 교종의 수사찰로 지정되어 여기서 승과시를 치르기도 하고, 전국 승려와 신도에 대한 교학 진흥의 중추적 기관 역할을 하였습니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여러 번 수축했으나 6.25 전쟁 때 다시 법당과 함께 14동 150칸의 건물이 소실되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소 :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길 32
주차 : 넓은 무료 주차장
입장료 : 무료

 

 

여름이면 예쁜 연꽃으로 가득한 연꽃단지입니다. 영하의 날씨답게 꽁꽁 얼었네요. ^^ 항상 북적이던 봉선사 연꽃단지가 오늘은 한가롭습니다. 얼굴에 닿는 차가운 공기가 바람이 불 때면 살을 찌르는 듯합니다.

 

 

봉선사의 연꽃단지와 잔디밭에는 석불 조각가 오채현씨의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20여 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작품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손이 시려 몇 개의 작품만 찍어봅니다.

 

봉선사-아미타불
아미타불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미타불입니다. 

 

 

오채현-양면불
양면불

앞과 뒤에 모두 얼굴이 있는 양면불입니다. 한 면에는 20대의 싯다르타가, 반대쪽에는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 부처의 모습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싯다르타의 얼굴에 빛이 납니다. 

 

 

봉선사-사방불
사방불

4면에 부처를 새긴 사방불입니다. 동쪽에는 관세음보살, 서쪽은 지장보살, 남쪽은 석가모니불, 북쪽은 비로자나불을 새겼으며 큰 부처 사이에 중생의 염원을 담은 108개의 작은 부처와 대승불교의 '6 바라밀 실천'을 상징하는 여섯 부처가 있습니다. 봉선사 전시회 대표작품으로 가로 2.2m, 세로 1.5m, 높이 3.5m로 무게가 18t에 달하는 거대한 작품입니다.

 

봄, 여름, 가을이면 분수에서 물이 쏟아지고 자라와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연못입니다. 겨울이라고 꽁꽁 얼었네요. 

 

봉산사-연못
연못

 

새로운 장소에 커다란 미륵불이 생겼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연못 옆에 있었던 미륵불을 옮겨 놓은 것이네요. 미륵불은  높이가 5m로 오채현 작가가 만든 석불 중 가장 큰 대형 작품입니다. 미소를 머금고 있는 불상의 사방에는 6명의 동자상이 있는데 각각의 동자상은 육바라밀(6가지 수행 덕목)을 상징합니다. 중생이 이를 실천해 인생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아직 공사 마무리가 덜 된듯한 느낌입니다. 미륵보살 앞에 놓인 불전함이 눈에 들어옵니다. 요즘 사건사고들이 많아 불전함에 지폐를 넣고 기도를 해 봅니다. 모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봉선사-미륵보살
대형-미륵불

 

사찰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봅니다. 운허 스님은 상해에서 흥사단에 가입하여 독립운동을 펼치던 분인데 봉선사에는 운허 스님의 불교 대중화 의지가 담긴 "큰법당"이라는 한글로 큼지막하게 쓰여진 현판을 볼 수 있습니다.

 

봉선사의-삼층석탑-큰법당
삼층석탑과-큰법당
봉선사의-큰법당
큰법당
사찰의-풍경
사찰의-풍경2
봉선사-관세음보살상
관세음보살상

 

 

봉선사의 사찰을 한바퀴 돌아보니 차디찬 손의 냉기가 느껴집니다. 봉선사에서 운영하는 찻집에 들어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며 추위를 녹여봅니다.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온몸이 녹는 듯 따뜻해집니다. 이렇게 추운 날 그저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도 충분히 감사함을 느낄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 

 

추운 겨울이 지나면 오채현씨의 석조각도 보고, 연꽃단지도 거닐고, 사찰구경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드라이브 삼아 찾아온 사람들도 바글거리는 봉선사입니다. 일반인을 위한 배려가 많이 보입니다. 감사한 사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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